로스팅 레벨 시스템
1. 로스팅 레벨
2. 수안커피 로스팅 레벨
(1) 도입
원두가 로스팅 된 정도를 로스팅 레벨이라고 합니다. 로스팅이 진행됨에 따라 색, 맛, 향, 질감, 무게감 등이 변화하는데 같은 생두라도 로스팅 레벨마다 관능적으로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로스팅 레벨이 낮을수록 색상이 밝고 산미가 높아지며 쓴맛과 바디가 낮습니다. 그리고 로스팅 레벨이 높을수록 색상은 어두워지고 산미는 줄어들며 쓴맛과 로스팅 향미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로스팅 레벨의 차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커피 맛의 차이를 가장 쉽고 극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생두의 특성을 넘어 로스팅이 진행됨으로써 만들어지는 향미와 변화들이 크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소비하는 나라별로 선호하는 로스팅 레벨은 조금씩 다릅니다. 국내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로스팅 레벨이 높은 커피가 선호되었는데 스페셜티 커피가 성장하면서 최근에는 점점 로스팅 레벨이 낮은 커피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로스팅 레벨과 그에 따른 차이를 이해한다면, 여러분이 즐겨 마시는 커피가 좀 더 흥미로우며 또 각자의 취향을 찾는 것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로스팅 레벨에 따른 특징 변화
로스팅 중에는 커피의 특성 대부분이 지속적으로 바뀝니다.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수분은 점점 증발하고 유기물은 기체와 휘발성 물질로 변하며 로스팅 손실량은 커집니다. 그리고 구조적 변화 또한 뚜렷해지고 커피콩의 밀도는 지속적해서 떨어집니다. 로스팅 레벨이 높아질수록 생두의 부피가 커지고 공극률 또한 높아지지만, 일정 정도까지 팽창하다가 멈춥니다. 또한, 로스팅 향미 또한 짙어지고, 산미는 줄어들고 쓴맛은 증가합니다. 바디나 마우스필 같은 관능 요소는 일정 지점까지는 커졌다가 이후 로스팅을 계속하면 줄어듭니다. 산미, 생두 특성(향미), 쓴맛, 로스팅 향미(볶은 향미), 바디 요소는 발현 시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초록색이었던 생두가 마이야르 반응으로 노란빛을 띠기 시작하면 서서히 커피 풍미가 발현되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맛은 산미입니다. 아래 그래프와 같이 산미는 1차 크랙 단계에서 최대로 발현되었다가 Medium을 지난 후부터 급격하게 사라집니다. 생두 특성은 산미보다 진행 속도가 늦고 Medium Dark 단계를 지나면 사라집니다. 바디는 흔히 커피가 Dark 할수록 많이 형성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바디도 Medium Dark에서 최대치를 이뤘다가 이후부터는 점차 감소합니다. 커피에 열이 계속 가해지면 결국 탄화가 일어나며 쓴맛과 로스팅 향미가 발생하는데, 이는 Medium Dark부터 조금씩 나타나 마지막 Dark에서 정점을 이룹니다.

1) 색상 변화
음식과 음료는 겉모습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데, 이때 색상은 시각적으로 중요한 신호가 됩니다. 로스팅이 시작되면 처음 수 분 동안 생두의 엽록소가 분해되면서 색상이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뀝니다. 로스팅이 더 진행되면 색상은 노란색에서 황토색, 다시 밝은 갈색으로 바뀌는데 이러한 색의 변화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 때문입니다. 로스팅 후반부에는 1차 크랙이 진행되면서 점차 짙은 갈색이 되는데, 주원인은 캐러멜화(Caramelization)입니다. Dark 로스트에서는 탄화가 일어나면서 생두가 검게 변합니다. (이미지 ‘로스팅 시간에 따른 색상의 변화’ 참고)
커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수록 로스팅 레벨에 대해 기호를 갖고 있으며 원두의 색으로 이를 구분합니다. 로스팅을 통해 커피는 색이 변하고 수분이 줄어들며 크기가 커지고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로스팅의 진행 정도는 모든 전문가가 색상을 기준으로 표기하는데, 특정 로스팅 용어가 정확히 어느 정도의 로스팅을 말하는지에 대한 정확히 합의된 기준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로스팅 중 색상 변화는 점점 진행되는 로스팅 레벨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분명하고 시각적인 지표입니다.

단계별 로스팅 레벨에 대해 단순화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색상을 측정하는 방식에 있어 산업체 및 학계는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가장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으려면 원두를 분쇄한 다음 표준 방식으로 처리하고 상업용 광학 색도 계를 써서 측정합니다. 하지만, 색상은 로스팅 레벨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지만 플레이버를 판단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 이유는 로스팅은 열량, 온도, 시간 등에 따라 화학반응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원두의 색상이 일치해도 전혀 다른 플레이버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스터들은 보통 일관된 로스팅 프로파일을 적용하여 생두의 화학적 변화를 제어합니다.

2) 향미 변화
좋은 향은 로스팅을 시작한 지 수 분 정도가 지나야 발현되기 시작합니다. 휘발성 향미 성분은 생두의 수분 함량이 5% 이하로 내려가는 순간부터 급속히 만들어집니다. 캐러멜화와 마이야르 반응 그리고 아미노산과 당, 페놀산, 지질의 분해를 통해 향 성분이 만들어집니다. 캐러멜화를 통해 과일 향, 캐러멜 향, 견과류 향이 생성되며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서는 꽃향기, 초콜릿 향, 흙 내음, 구운 향이 생성됩니다. 생두 속의 기름에는 휘발성 향 성분이 상당량 녹아 있는데, 이런 향은 추출 과정 이후에도 천천히 방출됩니다. 향 성분은 Light에서 Medium사이에서 최고치를 이룹니다. 로스팅이 더 진행되면 향 분해 속도가 향 생산 속도보다 더 빨라지고 향의 속성도 더 매캐하고 거칠게 바뀝니다. 생두를 보관하는 동안 가스가 방출되면서 향도 점차 빠져나가는데 Dark일수록 셀룰로스 구조가 약하고 공극도 많기 때문에 향이 더 빨리 사라지게 됩니다. 로스팅 초기 단계는 향미 물질이 많이 생성되지 않으나 그 대신 향미 전구체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단계입니다. 향미 물질 대다수가 가장 빠르게 생성되는 시기는 로스팅 중간 단계로, 이때는 커피의 수분이 2~7% 정도이며 탈수가 중간 정도 진행됩니다. 주요 향미 물질(피라진류) 대다수는 이후 로스팅이 더 진행되면서 열분해 되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휘발성 성분들은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농도가 낮아진 데 비해, 일부 향미 물질(과이어콜 등)은 고온에서도 계속 생성됩니다. 향미 조성은 로스팅 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이는 곧 계속해서 새로운 향미 프로필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최적 단계를 넘어 과잉 로스팅이 되면 향과 향미 모두 에서 탄 느낌, 거칠고 기분 나쁜 느낌이 지배하게 됩니다.

3) 산미/쓴맛의 변화
좋은 커피 한 잔은 산미와 쓴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로스팅에서는 산미에 주의를 기울이고 쓴맛 성분이 과도하게 발현되지 않도록 주시해야 합니다. 산미는 좋을 때는 ‘산뜻함(Brightness)’으로 좋지 않을 때는 ‘시큼함(Sour)'으로 묘사됩니다. 가장 좋을 때의 산미는 커피에 활력, 단맛, 섬세함, 복합성, 신선한 과일의 특성이 살아나게 되는데 처음 커피를 들이켜는 순간에 경험하게 됩니다. 커피를 마시는 이들 중에 산미가 커피를 쓰고 불쾌하고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산미 없는 커피는 맛이 단조롭고 심심합니다. 산 성분은 생두 상태에서도 이미 존재하며 로스팅 중 천천히 분해됩니다, 클로로겐산은 로스팅 중 거의 분해되지만, 전체 관능에서 클로로겐산이 하는 역할은 한정적입니다. 그에 비해 시트르산, 말산은 관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Blazer, 2001) 아세트산과 포름산 또한 산미에 크게 기여합니다. 이 성분들은 생두 상태에서는 농도가 매우 낮고 로스팅 첫 단계에서 탄수화물 전구체로부터 생성되다가 로스팅 최종 단계에 이르러 고온에서 분해됩니다. 퀸산 및 일부 휘발산은 로스팅 중 조금씩 농도가 높아지지만, 전체적으로 산미는 로스팅 중 명백하게 줄어듭니다. 로스팅 레벨이 낮은 커피는 레벨이 높은 커피에 비교해 산미가 훨씬 높습니다. 쓴맛은 로스팅으로 인하여 나타납니다. 원두의 쓴맛 물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최근에서야 일부 밝혀졌으며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생두 단계에서 존재하는 카페인은 쓴맛이 매우 강하지만 전체 쓴맛에 기여하는 정도는 10~20%에 불과하며, 주된 쓴맛 물질은 로스팅을 통해 형성됩니다. 클로로젠산 락톤류-클로로젠산의 분해 산물은 커피의 주요 쓴맛 물질로 규명되었습니다.(Hofmann, 2008) 로스팅 레벨이 높은 커피에서 나타나는, 입에서 오래 맴도는 거친 쓴맛은 클로로젠산 락톤의 분해 산물인 페닐린데인에 의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로스팅 레벨이 높아질수록 쓴맛은 더 커집니다.
(3) 로스팅 레벨 분류 기준
로스팅 레벨을 분류하는 기준으로는 색상과 무게 감소 비율이 있습니다. 먼저 원두의 로스팅 정도를 판별하기 위해 색상을 측정합니다. 색상을 측정하는 기구인 색도계로 측정한 수치로 색상을 구분합니다. 원두의 색상은 다당류의 열분해 정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수량화한 값을 기준으로 로스팅 레벨을 판단하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측정값이 같다고 해서 항상 같은 향과 맛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무게 감소 비율을 함께 활용합니다. 색상과 함께 무게 감소 비율이 각 로스팅 레벨 별로 정해진 범위에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같은 재료로 로스팅을 하여 색상은 같으나 무게 감소 비율이 다르다는 것은, 로스팅 중 열에 의한 화학변화로 수분 혹은 생두 내에 여러 성분의 감소율이 서로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는 로스팅의 전체 과정을 보여주는 로스팅 프로파일이 달라서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게 감소 비율이 다르다면 로스팅 프로파일을 다시 확인하여 비교해보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로스팅 정도를 분류하고 관리하는 색도 측정값과 무게 감소 비율에 관해 설명해 드릴 것입니다.

1) 색도 측정
색은 로스터에게 여러가지 신호를 보내주며, 소비자에게는 로스팅 레벨을 설명해주는 메신저의 역할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커피에 대한 체계가 잡히기 전에는 로스팅 단계마다 변화하는 색에 대한 명칭이나 정의가 일정하지 않아서 국가, 지역, 로스터마다 서로 다른 기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후 팬톤처럼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로스팅 컬러를 분류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만든 'Agtron Roast Color Kit'같은 종이 색상판이 등장했습니다. 이 제품은 커피색을 8개의 색상판으로 표현하였는데 '매우 밝음 #95'부터 '매우 어두움 #25'까지 단계별로 10%씩 차이를 두었습니다. 색상판은 육안으로 쉽게 커피색을 구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채광이나 조명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후 이러한 커피 색도계와 같은 정확한 측정 장비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최근에는 'Agtron, Color Track, Lighttells CM-100, Javalytics, Colorette' 등의 다양한 제품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색상을 측정하는 과정에서의 변수들을 제어한 환경에서 색도계로 원두의 색상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2) 무게 감소 비율(로스팅 손실)
로스팅 레벨에서 무게 감소 비율은 먼저 로스팅 전 생두의 무게와 다음으로 로스팅 후 원두의 무게를 측정하여 감소한 정도를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로스팅 레벨을 측정하는 지표의 하나로 사용되며 동시에 생산 비용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로스팅 중에는 수분이 증발하고 건조 물질은 부분적으로 휘발성 물질로 변하면서 무게가 감소하게 됩니다. 1차 크랙 이후 발현이 더 진행될수록 수분은 더 많이 증발하고 여러가지 기체가 더 많이 방출되어 무게는 점점 감소하게 됩니다. 생두는 초기 수분 함량, 로스팅 레벨, 커피콩 내부의 변화 등에 따라 무게가 12~24%까지 감소합니다. 예를 들어 생두의 수분 함량을 10~12%로, 로스팅 시간은 11~12분으로 가정하는 경우 1차 크랙이 끝날 무렵 배출된 경우 무게 손실은 통상 11~13%입니다. 1차 크랙이 끝나고 30초 정도가 지나면 무게 감소 비율은 14~16%, 2차 크랙이 시작될 즈음에는 17~18% 정도이며, 기름기가 도는 정도의 Dark는 22% 이상입니다. (다양한 변수로 인해 실제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라이트 로스트에서는 무게 감소분의 최대 90%를 수분이 차지하며, 나머지는 주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유기물과 일부 채프 조각, 일산화탄소, 질소, 휘발성 향 성분, 휘발산이 차지합니다. 로스팅이 진행되면서는 유기물 손실이 커지고, Medium에는 유기물 손실이 5-8% 정도이며 Dark에서는 12%까지 차지합니다. 무게 감소와 더불어 부피 팽창은 150~190%까지 일어나고, 무게 감소와 부피 증가로 인해 밀도는 거의 절반 까지 감소합니다. 커피콩의 색상과 최종 온도는 로스팅 레벨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이 지표들이 커피콩의 내부 발현 정도를 정확하게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표면만이 아닌 커피콩 전체의 발현 정도를 알려면 각 배치 별로 무게 감소 비율을 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게 감소비를 알면 로스터가 로스팅 중 커피콩의 내부까지 제대로 열을 전달했는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무게 감소는 수분 증발, 유기물의 기체 및 휘발성 성분으로의 변화, 실버 스킨(주피)이나 먼지, 커피콩 조각, 기타 가벼운 물질의 물리적 탈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발생합니다. 무게 감소는 커피마다 달리 나타나며, 로스팅 중 지속적, 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무게 감소 비율이 가장 높은 단계는 로스팅 초기 단계인데, 이때 가장 큰 원인은 탈수입니다. 유기물 감소는 더 나중에 나타나고, 로스팅 레벨이 높은 원두의 경우 로스팅 레벨이 낮은 원두에 비해 무게 감소가 더 많습니다. 품질, 특히 생두 내 수분 함량이 일정하다면, 무게 감소는 로스팅 레벨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두는 항상 자연적으로 품질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무게 감소 또한, 같은 색상으로 로스팅한다 해도 배치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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